우리 동네는 이사가 참 많다

주말 아침부터 고가사다리차의 주기적으로 덜컹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언젠가부터 저 소리가 사다리차의 것이라는 것을 자연스레 알게 되었다.
창문을 열고 어디서 나는 소리인가 둘러보고 사진 한장을 찍었다.
우리 동네는 참 조용한 곳이다. 그런데, 이사가 잦다.
살기 좋은 곳인데, 아마 학군 때문에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을 오래 전부터 해 왔다.
오마중. 경기북부에선 대부분 아는 학교다. 우리집 아이들도 이 학교를 나왔다.
15년전 화정에 살 때무터 오마중이라는 단어는 들어서 알고 있었다. 덕양구에서 중고를 다니면 안된다는 소리를 듣고 오마중 근처 아파트를 찾아본 적이 있다. 화정 25평이 1억5천쯤 할 때, 오마중 근처 30평대는 5억원이었다.
어마어마한 차이였다. 아이쿠. 안되겠다. 쳐다볼 곳이 아니구나 했던 기억이 난다.
어찌어찌하다 보니, 직장 문제로 이 근처에 이사를 했다. 가격이 워낙 싸서 이 곳이 그때 그곳이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었다. 운정지구가 들어오면서 이 동네가 폭락을 해서 아파트 값이 반토막이 났다고 부동산 에서 얘기해 주었다.
사는 게 참 재밌다 싶다.
어쨌든, 이 동네 아이들은 열심히 공부하고 학원도 성업중이다. 후곡학원가의 음식점 사장님과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 데, 본인이 부천과 김포 등에서도 장사를 해 봤는 데, 이 동네 아이들이 제일 순하다고 하셨다.
생각해 보면, 다방면에서 안정적인 환경에서 아이들이 순하지 않을 이유도 별로 없다 싶다. 물론, 입시 스트레스는 클 것이다.
학원 끝나는 시간 외에는 조용하고 여유롭다. 노인인구와 개는 느는 게 눈으로 보인다. 나무들도 30년 넘은 아파트와 더불어 제법 자리를 잡았다.
수종을 잘못 선택해서 베어버린 나무 밑둥을 꽤 많다. 그걸 보면 마음이 아플 정도다.
동네를 다니다보면 상업시설은 다소 부족하다. 도서관은 대화에다가 얼마전 일산도서관까지 개관하면서 산책 삼아 다니기에 정말 좋다.
다만, 일산의 끝이다 보니 서울로 나가는 게 멀다. M버스가 그나마 빠른 접근수단이긴 하지만, 서울 중심의 삶이라면 이곳은 너무 멀다.
아이들도 서울로 대학을 진학하니 더더욱 그 거리감이 느껴진다.
다들, 그래서 이 맘때쯤 이곳을 뜨는 구나 싶다. 그리고, 그 자리에 또 오마초, 오마중에 가는 아이들을 둔 가족이 이사를 온다.
덜컹 덜컹 고가사다리의 마디를 지날 때마다 내는 소리가 계속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