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은 책
김애란 산문 <잊기 좋은 이름> 82-83쪽.
ftm2156
2023. 4. 21. 00:47
하도 자기 말만 하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어서 인 지, 이 이야기 속 어머님의 말씀이 맘에 많이 와닿는다. 김애란 산문 <잊기 좋은 이름> 82-83쪽.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시상식을 마친 날, 어머니는 취기 어린 얼굴로 기분 좋게 말씀하셨다.
-애란아, 내가 서울가서 뭘 느낀 줄 아냐?
나는 어머니가 대처에서 무엇을 느끼셨는지 참으로 궁금하였다.
-우리 친목회에선 배운 사람일수록 목소리를 크게 하고 발언을 많이 하는데 거기선 모두가 목소리 삼분지 일만 내고서도 대단한 말들을 하더라. 확실히 지식인들이라 다른 모양이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데 맞는 말인가 보다. 그래서 앞으로 나도 목소리를 작게 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런데 잘 안 된다고. 쑥스럽게 웃는 어머니. 나는 다시 서울로 올라온 뒤 글을 썼고 내 고향에는 다행히 쓰레기소각장이 들어서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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