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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F코드 이야기

ftm2156 2024. 6. 2. 13:45

우울증 환자의 스테레오 타입이 있다. 사람들은 그 틀에 넣어서 생각하기를 좋아한다. 쉽기 때문이다. 스테레오 타입에서 벗어나면 의심을 받기도 한다. 나도 내 우울증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크게 부족함 없이 생활하고 있고 어렸을 때 사랑도 많이 받고 자랐는데 내가 왜? 그런데 그게 그렇지 않다. 원인이 곧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아예 원인이 없는 결과도 있다.

엄마는 내 우울증의 원인을 자신에게 돌린다. 더 많이 사 랑을 표현하지 않아서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우울증을 일으킨 다양한 원인 중 하나가 눈치력 만랩인 내 성격이고 이 성격을 만든 요소 중 하나가 엄마라는 사실을 발견했을 뿐이다. 정확히 말하면 엄마가 아니라 '다른 세계로의 이동'이 다. 즉 외갓집의 세계에서 부모집의 세계로 넘어간 것이 내 성격의 형성 요소다. 엄마의 칭찬이 있었다면 나는 눈치 보는 인간이 아닌 대범한 인간이 됐을까? 그 대범함 덕분에 우울증에 걸리지 않았을까? 장담할 수 없다. 아마도 우울증의 원인으로 다른 걸 꼽고 있지 않았을까.

110쪽.
나의 F코드 이야기
이하늬 지음 /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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