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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 책

<만약은 없다> 응급의학과 의사가 쓴 죽음과 삶 그 경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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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은 없다 
응급의학과 의사가 쓴 죽음과 삶 그 경계의 기록
남궁인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07월 04일 출간

신문의 칼럼에서 가끔 생각지도 못했던 점을 알려주거나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할 얘기들을 꺼내주는 의사다.
방송이나 라디오에서 가끔 목소리를 듣기도 한다.

나이가 들어가서 그런지 병원에 가는 횟수가 많아진다. 실제로 나보다는 아이들이나 부모님들과 함께 가는 일이 더 많다.
그래서인지 병원이 그다지 낯선 공간은 아니다. 한국 뿐 아니라, 미국 대학병원 응급실 경험도 있으니, 웬만한 의료경험은 다 해 본 셈이다. 2박3일에 3만달러 고지서를 받아보기도 했다. 

생각해보면 메디컬드라마도 잘 보는 편이다. 그냥 위기 극복 이런 걸 좋아하나 보다. 재난영화도 그다지 성향에 안맞는 듯 한데, 곧잘 보는 나를 발견한 적도 있다.  비슷한 이유 같다. 극복과 휴머니즘(정, 사랑 등).

하여간, 이책은 익숙한 저자의 이름 때문에 읽게 되었다. 점점 저자나 출판사 둘 중 하나가 책 선택의 기준이 되고 있다. 책은 편집자가 만든다는 생각이 들면서, 출판사를 보게 되는 것 같다. 

응급실을 방문해 보면 참 힘들다.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은 오죽할 까 싶다. 내가 경험한 미국 응급실은 우리와 딴 판이었다. 개별 문은 없지만 방 형태로 되어 있고, 각종 장비가 그 방안에 가득했다. 그 응급실에서 식사도 가능하다. 

한국의 응급실은 훨씬 더 복잡하고 정신없고 각종 비명과 소음이 가득했다.

이 책에서는 그런 응급실에서의 하루 하루, 혹은 환자들의 사연을 담고 있다. 1/3쯤 읽고 너무 맘이 아파서 그만 읽어야 지 했다가 다음날 다시 읽고 또 그만 봐야지 했다가 3일째 다 봤다. 후반에는 다소 재밌는 얘기도 있다.
사람 사는 곳이 다 그렇기도 하겠지.

죽음이 늘 근처에 있는 힘든 곳 얘기라 내가 이걸 왜 읽고 있나 하는 생각도 했는 데, 읽을 수록 뭔가 정화되는 느낌이 들었다.
삶과 죽음. 응급실은 확실히 후자에 관한 얘기가 많다.
우리는 누구나 그걸 다 겪어야 한다. 그런 생각. 누구에겐 삶과 생명, 그리고 가족이 소중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

처음에 힘들었던 내용들이 반복되니 다 받아들여진다. 마음 아팠지만, 그것도 인생이다 싶다. 
그 현장에서 애쓰는 의료진들의 노고에 경외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