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를 쓰다 보면 가끔 신기한 일이 생긴다.
뭐가 안된다고 불러서 가서 보면 잘 되는 경우다. 이런 경우는 의외로 많다. 물론, 이런 일은 가전제품의 경우 비슷한 경험을 하기도 한다. 안된다고 AS기사를 불렀는 데, 잘 될때... 그런 경우.
주말에 컴퓨터로 해야 할 일이 많은 데, 갑자기 안된다며 모니터와 본체까지 싸 들고 먼거리를 오는 지인들의 경우도, 키자마자 너무나 정상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있다.
이유는 뭘까? 나도 모른다. 뭔가가 고장이라면 찾기 쉽지만 정상인 걸 보고 원인을 찾을 가능성은 낮다.
너무나 많은 이유가 있다. 대개 접촉의 문제가 큰 것 같다. 오래될 수록 그 가능성은 크고 습한 날씨일수록 그런 것 같지만, 정확한 이유는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장 신기한 건 안된다고 증상이 나타난다고 해서 바로 갔는 데, 손도 안되었는 데 되는 경우다.
이럴 때는 그냥 우리끼리 "컴퓨터가 전문가를 알아본다"라든 가 "진심을 다해서 좀 해 봐" "정성을 좀 다해 봐" 정도로 농담을 주고 받고 만다.
그리고 계속 잘되면 제일 좋다. 문제는 뭔가 문제가 있는 데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다. 뭔가 불안해 진다.
잘 모를 수록 더 그렇게 된다.
하지만, 당장 그 증상을 보지 못했는 데, 뭘 해 줄 수도 없고 가격이 나가는 부품을 교체할 수는 더더욱 없다. 심지어 나는 이쪽 엔지니어도 아니고 컴퓨터쪽 사업을 하는 것도 아니다.
일단, 되면 써보는 거다. 대신 백업을 자주 하고 지켜보는 방법 밖에 없다. 물론, 이런 저런 테스트 프로그램을 돌려보는 건 좋다. 경험상 떠오르는 걸 해 볼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런 것에서도 안나타는 경우가 있다.
또 크게 고생하는 경우는, 방법은 맞는 데, 아무리해도 안되는 거다. 이럴 때 원인를 찾거나 꼭 이 방법대로 해야 지 하고 정면승부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건 별로 좋은 선택이 아니다.
예를 들어 대법원 사이트에서 출력할 때, 분명히 지원되는 프린터지만 안된다. 정말 이 방법 저 방법 써도 안된다. 그럼, 원인 찾고 그럴 게 아니다 다른 컴퓨터에서 하거나 무선 대신 유선으로 연결해서 하자. 늘 해야 하는 거라면 해결해야 겠지만, 한두번 쓰고 말 것이면 무슨 문제겠냐. 그냥 원하는 거 얻으면 되는 거다.
개인적으로 자동차 네비게이션 업데이트를 수동으로 SD카드를 이용해야 하는 데, 이 경우도 너무 잘 써오던 리더기에서 자꾸 에러를 낸다. 정확한 메시지도 나오지 않는다. 원인 찾는 것도 어렵고 거의 불가능하다.
다른 리더기가 있으면 그걸로 해 보자. 다이소에서도 싼 거 판다. 그걸로 되면 그걸로 하면 된다. 안되는 걸 가지고 왜 안될까 원인을 찾으려고 하지 말자. 심심하고 시간 많을 때 찾는 거야 자유다. 사실, 나도 그런 걸 좋아하긴 한다.
원인이야 뭔가의 출동이다 부품간 궁합이 안맞는다 등으로 표현될 문제겠지만 그걸 우리가 해결할 능력도 없고 그 해결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을 필요는 더더욱 없다.
컴퓨터든 자동차든 우리가 뭔가 하기 위한 수단이다. 그걸 잘 이용하는 건 우리 몫이다. 그 원리까지 알고 모든 것의 이유를 알 필요는 없다. 심심하고 시간이 많고 호기심이 넘쳐 원리와 이유를 찾아 도전해 보겠다는 건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