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는 대륙에 연결되어 있지만, 남북한이 분단되어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섬나라나 마찬가지다.
갑자기 이 생각이 든 건, 미국에 살 때 캐나다에 여행을 가면서 환전을 하려고 했던 기억 때문이다.
우리는 당연히 외국으로 갈 때, 환전을 해서 간다. 물론, 요즘은 신용카드(사실 이것도 외국에서 안되는 경우도 많다)나 현지 ATM을 이용하는 경우, 또 중국 갈 때는 알리페이 등을 이용할 수 있지만 여전히 현지통화를 준비해 가는 게 일반적이다.
미국서 살던 곳에서 3~4시간을 차로 달리면 캐나다였다. 여름여행을 준비하면서, 동네 은행에 가서 캐나다 돈을 환전하려고 한다고 했더니, 가능은 한 데, 자기네 지점은 안되고 다운타운 지점에 가면 가능할 꺼라고 했다. 그런데, 왜 캐나다돈을 환전을 하냐고 물었었다. 그래서, 해외여행 가려고 그런다고 했더니, 다소 이해가 안가는 표정이었다.
우리에게 외국을 갈 때, 환전하는 일이 당연한 일인데, 그 은행원이 왜 환전을 하려는 지 이해가 안갔던 이유를 캐나다에 가보고 알았다. 물론, 국경선에서 출입국 심사를 하긴 하지만 그냥 도로로 연결되어 있으니 자유롭게 왕래가 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국경 근처의 도시에서는 서로의 돈이 그냥 혼용되었다. 그러니, 환전은 사실상 필요없는 것이다.
그 당시는 지금과 달리 캐나다 달러가 더 비싸서 5% 정도 더 받는 곳도 있었지만, 미국 달러를 대개 1대1로 받아줬다.
지금은 캐나다달러가 900원 미만이니 환율의 변동은 놀랍기만 하다.
우리는 가까운 외국이 있지만 육지로 연결되어 있지 않다보니 사실 멀리 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비행기를 타야 한다. 그러다 보니, 유럽을 가나 일본을 가나 비슷한 준비를 해야 한다. 엔화가 한국에서 통용되지 않고 원화도 마찬가지로 일본에서 쓰이지 않으니, 당연히 환전이 반드시 필요하다.
아마, 국경선이 육지로 연결되었다면 특히나 국경근처에서는 중국이나 러시아 갈때 그냥 우리 돈과 그들의 돈이 혼용될 것 같다.
이 경험은 우리가 섬 나라와 같다는 현실을 다시금 생각하게 해 주었다. 통일이 되서 대륙으로 가는 기차를 타고 국경을 넘는 경험을 어서어서 하고 싶다.